현대인의 인공지능 공포증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바이센테니얼 맨》, 《트랜센던스》. 인공지능(AI)이 주제인 영화들이다. 문명이 산업 시대를 넘어 정보화 시대가 열리면서 컴퓨터의 연산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고, 인간은 인공적으로 유사 ‘지능’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여러 분야에서 인간보다 월등한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을 거듭하였고, 이는 인류 문명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어서, 인공지능이 사회를 지배하는 암울한 근미래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은 지구촌 전체로 퍼져나갔다. 맹목적으로까지 보이는 사람들의 두려움이 과연 근거가 있는 두려움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사람들의 인공지능 공포증에 대해 생각하기 전, 인공지능 자체에 대해 다시 알아보았다. 인공지능에 대한 현대적인 정의는 1956년 존 매카시라는 공학자가 제안한 것으로, “기계를 인간 행동의 지식에서와 같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인공지능은 사고하는 기계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엄청난 속도의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컴퓨터가, 초보적이지만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분야는 매우 방대해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은 강인공지능이라 불리고, 그보다 저수준의 지능을 흉내 내는 인공지능은 약인공지능이라 불린다. 아직 현대는 약인공지능만이 개발되어 사용 중인 시대다.

인공지능 비판론자들은 벌써 인공지능이 우리 주변을 잠식해가고 있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보면 옳은 말이다. 최근에 여러 회사에서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음성인식 AI 스피커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으며, 우리가 모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도 시리, 빅스비 같은 AI가 탑재되어 있다. 또, 몇 년 전의 알파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표적인 인공지능이다. 이렇게 여러 인공지능이 등장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어 등장할 것이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어갈 시대가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인공지능이 여러 직종을 대체할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이유가 있을까? AI,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직종들은 대부분 고전적인 단순 노동의 직종이고 굳이 AI가 아니더라도 사라질 직종으로 평가받는다.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면, 결국 인간의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먼 훗날, 인간이 창조한 지능에 의해 인류가 지배당할 것이라는 영화가 창조한 믿음.

하지만 사람들은 왜 영화와 같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는 것은 두려워하면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리와 같은 스마트폰의 인공지능은 두려워하지 않을까? 여러 고민을 해본 끝에 내린 결론은 인간들이 역사적으로 신기술에 대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선사시대에 불의 사용법을 알게 된 인류도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나 항상 존재했으며, 현대에는 관련 영화 제작자들이 그들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영화들은, 인공지능을 떠올릴 때 인간을 지배하는 기계 로봇들의 사회를 바로 연상시키게 만들어버렸다. SF 영화가 많은 경우 허구를 그리긴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하여 암울한 미래가 펼쳐진다는 클리셰를 사용하면서 온 지구촌에 두려움을 퍼뜨리는 과한 자극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어느 면에서 인간에게 피해를 주긴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우리가 입는 피해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AI는 우리에게 윤택한 삶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생활에 있어서 불필요한 과정은 AI가 자동으로 처리하고 해결해주면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강인공지능으로의 발전은 멀고 험난하기에 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 미래에 대해 맹목적인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몇 가지 일처리를 인공지능에게 위임하는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두려움에 몸서리치며 스스로를 공포의 지배 하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Written by@Freckie
깃허브 스타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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